추억과 낭만

늦 가을

태양사 2012. 10. 10. 14:21

               늦 가 을

                                     수 암 임 문 호

시골의 산기슭

축 늘어진 감나무 가지

노란 물감을 들인 듯

 

앞마당의 남새밭

미끈하게 솟아있는 무

미인의 다리인 냥 뽐내고

 

뒷마당에 대추나무

흐벅지게 매달린 대추알

누가 붉은가 경쟁을 하며

 

복스러운 복슬 강아지

꼬리치며 뱅뱅 돌고

푸른 하늘 기러기 다붓다붓 날아가는데

 

달빛 장지문 너머

밤늦도록 시간을 잊은 듯

얘기꽃 피우며 웃음 짓는 노부부

 

※남새: 심어서 가꾸는 나물(무, 배추, 미나리, 아욱)

   남새밭: 채소밭, 남새를 심은 밭

   흐벅지다: 탐스럽게 두툼하고 부드럽다.

   다붓하다: 떨어진 사이가 바짝 다붙은 듯이 가깝다.

              ★2012년 10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