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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겸손(謙遜)하라는 가르침

태양사 2011. 11. 2. 11:22

노자의 "도덕경"에 스스로를 드러내려는 사람은 밝게 빛날수없고,

自 見 者 不 明 (자 현 자 불 명)

스스로 의롭다 하는 사람은 돋보일 수 없고,

自 是 者 不 彰 (자 시 자 불 창)

스스로 자랑하는 사람은 그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고,

 自 伐 者 無 功 (자 벌 자 무 공)

스스로 뽐내는 사람은 오래갈 수 없다.

自 矜 者 不 長 (자 긍 자 불 장)

이러한 가르침이 있으며

또 "명심보감" 정기편(正己篇)에는 

자기 몸이 귀하다고 하여 남을 천하게 여기지 말고,

勿 以 貴 己 而 賤 人 (물 이 귀 기 이 천 인)

자기가 크다고 하여 남의 작은 것을 업신여기지 말고,

勿 以 自 大 而 蔑 小 (물 이 자 대 이 멸 소)

용맹을 믿고 적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

勿 以 恃 勇 而 輕 敵 (물 이 시 용 이 경 적)

이러한 가르침이 있습니다. 

황희 정승과 함께 조선조의 명재상으로 이름을 떨친 맹사성의

겸양지덕에 관한 일화가 있는데 오늘날까지 빛을 잃지 않는 가르침이

되고 있습니다. 열아홉살에 장원급제를 하고 갓 스믈에 경기도의 파주군수가

된 자만심 가득한 맹사성이 어느 날 선승를 찾아가 선정을 베플기 위하여 

자문을 구하였습니다. 그러자 선승께서 나쁜 일 하지 말고 착한 일을 많이

하라는 상식적인 말을 했습니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말을 건네는 선승이 못마땅한 맹사성은 그런 걸 누가

모르냐며 불쾌한 표정을 숨기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러자 선승이 녹차나 한잔 하고 가라고 권했습니다. 맹사성이 못 이기는척

자리에 앉자 선승이 맹사성의 찻잔에 물이 넘치도록 따랐습니다.

맹사성이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적신다고 선승에게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선승이 일갈했습니다. "찻물이 넘쳐 방바닥 적시는 것은 알면서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르십니까?"

 선승의 말에 맹사성은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면괴스러워 황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는 서둘러 방을 나서려다가 문틀에 이마를

세게 부딪치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선승이 빙그레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칠 일이 없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맹사성은 알량한 자만심을 버리고 겸양지덕을 몸에 익히고

실천하는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겸손은 무조건 자기를 낮추는 것이 아닙니다. 남을 존중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진정한 소통의 방식입니다. 알량한 재주를 과장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욕망을 성취하려는 세태, 남보다 나은 위치와

조건을 갖추었다고 으시대며 오만방자한 행동으로 남을 업신여기고

깔보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입니다. 진정한 겸손은 잃는 것이 아니라

얻는 것, 사람의 도리를 다하기 위해 항상 마음을 닦는 행위입니다.

이 세상에 겸손으로 환하게 빛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올려 봅니다.

              辛卯年 4月 23日  邃  菴    任   文   鎬

출처 : 豊川任氏(司正公派)
글쓴이 : 수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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