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감상(漢詩感想)

[스크랩] 낙화 임유후(任有後, 1601-1673), 〈스님의 두루마리에 쓰다(題僧軸)〉

태양사 2011. 10. 14. 15:52

 




낙화


산이 절을 에워싸 돌길이 가파른데
골짝은 그윽하여 구름 안개 잠겨있네.
봄이라 일 많다고 스님은 말하는데
아침마다 문 앞에서 진 꽃을 쓰신다고.

 

 

 



山擁招提石逕斜 洞天幽杳閟雲霞
산옹초제석경사 동천유묘비운하
居僧說我春多事 門巷朝朝掃落花
거승설아춘다사 문항조조소락화

 

 


-임유후(任有後, 1601-1673), 〈스님의 두루마리에 쓰다(題僧軸)

 



산은 자꾸 절을 숨긴다. 구름 안개 덮인 골짝, 돌길도 가파르다. 신록이 움터오는 산길, 재잘대는
새소리 들으며 올라왔다. 절 문 앞에서 만난 스님, 어찌 지내느냐 묻는데 대뜸 투덜거리는 소리
. 봄 되면서 바빠 죽겠습니다. 웬 꽃은 저리 끝도 없이 피고 지는지요. 아침마다 진 꽃 쓸기 바
빠요. 다 쓸고 나면 또 깔깔대며 여기저기 떨어지고, 또 쓸면 뒤편엔 다시 꽃비가 내립니다. 저놈
의 꽃잎 때문에 골치 아파 죽겠어요. 바빠 죽겠다고 살다가 좀 쉬자고 올라온 절집에서 스님도 바
쁘다며 자꾸 엄살을 부린다. 나를 약 올리자는 것이겠지.

 

출처 : 풍천임씨 (백파) 목사공파 인터넷 宗會
글쓴이 : 임성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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